스크립투라(scriptúra)

백차 연재 /12화

김민재(율라니)가 적는 여러 감성적인 시 모음.

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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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개의 포스트

1화부터 최신순

어릴적 가지고 놀던 비눗방울을 나는 우리집 화장실에서 발견했다 노란색의 플라스틱 통 안에는 아직까지도 비눗물이 남아있다 나는 창문을 열고 비눗방울을 불어본다 비눗방울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나는 그 속에서 어린아이를 본다 그 어린아이도 비눗바울을 불고있다 어린아이가 비눗방울을 터뜨리자 내가 분 비눗방울도 터져버린다 나는 또 비눗방울을 분다 그 속의 그 어린...

백차

10 1 2021.10.27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11. 꽃을 꺽는다

김민재

익숙한 문을 연다 익숙한 길을 간다 익숙한 얼굴을 본다 그러다 낯선 길 만나면 인사한다. 안녕, 넌 처음 보는 길이구나 낯선 길에 익숙한 꽃이 핀다 익숙한 길의 꽃이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낯선 길 위 익숙한 꽃에서 낯선 얼굴이 말을 건다 낯선 길을 간다 낯선 문을 연다 낯선 문을 연다 낯선 얼굴에 인사한다 낯선 길 위 익숙한 얼굴 보인 익숙한 꽃을 주면서 ...

시 꽃 길 얼굴 문

백차

24 2 2020.12.08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10. 고등학생

김민재

"너는 꿈이 뭐니?" 하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 "모르겠어요." "그럼 어떤 삶을 살고 싶니?" 하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 "그러게요.' 왜 그럴까 찾아보니 눈에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 옥죄이기만 하는 답답한 현실 오직 한 가지만을 강요하며 남들과는 다르게 살라는 현실 위선자들의 나라 거짓말장이들의 나라 이 나라의 작은 꽃망울들은 미쳐 피지 못하고 썩어간...

자작시 고등학생 꿈 현실 비판

백차

17 2 1 2020.11.07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9. 일요일

김민재

일요일 밤 나는 차에 몸을 실는다 일주일이 끝나간다 창문을 바라보면 건물이 하나 둘 지나치고 유리창 위로는 익숙해지지 않는 얼굴이 비친다 나는 그 얼굴을 어루만진다 얼굴은 피곤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그 눈길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 나는 그저 그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지을 수 밖엔... 차는 계속해서 달린다 내 옆에 앉은 아버지의 얼굴이 눈이 들어온다...

자작시 일요일 시 일주일 성찰

백차

11 2 1 2020.11.07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8. 원숭이

김민재

어느날 원숭이 한 마리가 우리집에 놀러왔다 원숭이는 집 안을 헤집고 다닌다 원숭이는 컵을 부순다 나는 그저 그 모습을 바라만 본다 원숭이는 계속해서 집을 어지럽힌다 해가 지고 원숭이는 나간다 엉망이 된 집을 바라보다 집 밖으로 나간다 집에서 나와 누군가의 집문을 두들긴다 그 집안에 드러선다 컵을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 친다 집주인은 그런 날 바라만 본다 원숭...

자작시 원숭이 후회 시 신

백차

13 2 2020.11.07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7. 인어

김민재

바다에는 인어가 산다 아름다운 인어는 노래 부르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배 한 척 지나갈 때 인어는 노래 부른다 어떠한 이도 알아채지 못한다 그래도 인어는 계속해서 노래 부른다 목이 찢어지도록 노래 부른다 가엾은 인어는 결국 목이 찢어지고 말라버려 해변으로 떠밀려 온다 인간들은 죽은 인어를 발견한다 몇 시간 뒤 뉴스 헤드라인에 희한한 문구 하나가...

시 인어 자작시 바다 전설

백차

21 2 2020.09.13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6. 별이 뜬 그 밤에 나는 사라졌네

김민재/첫 번째 시 星夜 원시

똑같은 하루가 지나 밤이 왔네 오늘도 같은 밤이겠지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였으니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다르다 어제도 밤이 왔었지만 오늘처럼 들뜬 느낌은 없었으니 별이 뜬 오늘 나는 나가봤다 별이 뜬 이 밤 집 밖으로 그러고서 나는 저기로 사라졌네 별이 뜬 그 밤에 나는 사라졌네 _ 이 시는 "스크립투라"시리즈의 가장 첫 번째 시인 "星夜"의 원시로 순수 자...

시 원시 별 밤 나그네

백차

11 1 2020.09.04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5. 해

김민재

해야 붉은 해야 높이 떠오르거라 떠올라서 세상을 밝혀주거라 광명 밝아오면 파아란 잎 솟아나 숲 이룰 수 있거니와 푸른 숲 생겨나면 어린 동물들 잠자리 생기니 나 또한 그 잠자리에 누워 낮잠 들게

해 아침 광명 시 사색

백차

7 1 2020.09.0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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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아침준비

- 김민재

어느덧 새벽 5시 또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창밖 어둠 속 곳곳에 있는 밝은 빛 나 말고 또 누군가 하루를 시작했나보다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을 작은 머그잔에 따라 마시며 계단 위 창 옆에 앉아 본다 수많은 허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옅은 하늘빛 아침이 하늘빛으로 하품한다 새 지저귀는 소리 간간히 들리기 시작하고 저 멀리 도로에서는 차 다니는 소리 들리기 시...

시 자작시 아침 자벌레 도시

백차

88 1 2020.08.17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3. 바다

- 바다를 사랑한 한 소년 / 김민재

바다가 손짓한다 자신에게 달려와 안기라고 소년은 바다를 사랑한다 짠내음나는 바다 소년은 바다에 산다 바다는 소년을 사랑한다 바다는 손짓한다 바다의 손짓에 흰 꽃이 핀다 흰 꽃이 소년의 발에 떨어진다 소년은 흰 꽃을 집는다 흰 꽃은 소년의 손이 닿자 부서져 버린다 부서진 흰 꽃은 모래가 되어 해변으로 떨어진다 흰 모래사장 위 홀로 서 있는 소년은 바다의 손짓...

시 자작시 바다 소년 사랑

백차

13 2 1 2020.08.17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2. 바람부는 날

- 김민재

그 날은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너무도 많이 불어서 어느 나뭇가지에 달린 어린 나뭇잎 하나가 미쳐 더 크지 못하고 떨어져 날렸다 어린 나뭇잎은 울었다 자신은 나무에 더 붙어있고 싶다고 자신은 아직 나무에게서 떨어질 준비가 안 됐다고 아직 가을이 아니지 않냐고 아직 쨍쨍한 여름인데 왜 자신이 바람에 날려야 하냐고 어린 나뭇잎은 울부짖었다 하지만 다시...

시 자작시 나뭇잎 바람 여름

백차

12 1 1 2020.08.16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1. 星夜

- 별이 가득찬 밤 나는 나그네가 되어 사라졌네 / 김민재

來夜今如昨異昨㸾飛氣星滿夜去外我消遙化羈 . 어제와 같은 오늘의 밤이 왔다만 어제와 다르게 들뜬 기운 가득하니 별이 가득 찬 밤 밖으로 나가 나는 나그네가 되어 멀리 사라졌네 (래야금여작/이작인비기/성만야거외/아소요화기) 함부로 가져다 사용하는 것은 금물입니다. 특히 나이어린 초중고등학생들께서는 제 자작시를 자신의 시인양 학교에 제출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...

시 밤 별 한시 자작시

백차

19 2020.08.16

스크립투라(scriptúra)

12. 비눗방울

김민재

11. 꽃을 꺽는다

김민재

10. 고등학생

김민재

9. 일요일

김민재

8. 원숭이

김민재

7. 인어

김민재

6. 별이 뜬 그 밤에 나는 사라졌네

김민재/첫 번째 시 星夜 원시

5. 해

김민재

4. 아침준비

- 김민재

3. 바다

- 바다를 사랑한 한 소년 / 김민재

2. 바람부는 날

- 김민재

1. 星夜

- 별이 가득찬 밤 나는 나그네가 되어 사라졌네 / 김민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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